합기도소개
대한기도회와 합기도의 동향
우리 민족은 오랜 옛날부터 우수한 우리만의 무예를 꽃피워 왔다. 우리 역사 속에는 위대한 무인들이 남긴 발자취가 움푹 패어 있고, 민족의 고유한 정신이 깃 들어 있으며 우리 겨레의 과거를 비춰 주는 거울이자 앞날을 헤쳐가는 등불이 되기 때문에, 우리 무예의 맥을 이어 더욱 더 발전시켜 가야만 할 것이다.
실제로 일제 식민 사학자들이 “우리 민족은 슬픈 민족이요, 형편 없는 민족”이라고 우리 역사를 왜곡하여 교육시키고 주입시켜, 한때는 그런 줄 알고 우리 자신을 비하했던 것도 사실이다.
조상의 자취인 겨레의 역사를 잃어 버리고 산다는 것은 자신의 피에 대한 긍지를 잃어 버리는 것임에도, 모두 잘 살기 위한 산업화에 정신없이 몰두해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산업화는 곧 서구화를 가리킨다고 여겼으며 그 결과, 산업화로 가로 막힌 전통은 대부분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요즘 들어 특히, 국가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 지면서 세계화, 국제화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주체성이 부정된 세계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진정한 세계화는 우리 민족 자신의 고유성, 주체성을 가장 잘 보존하면서 하나로 어우려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서구화 또는 미국화 일 따름이다.
그렇다면 민족의 주체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단일 민족이나, 고유 언어, 오랜 역사와 동일한 사회 체제들도 모두 민족의 주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 중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민족의 철학에서 나오는 고유한 정신과 몸짓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지키기에 투쟁해 왔던 우리의 무예를 어떤 자세로 대하여야 할까
1열린 마음으로 우리 무예를 보아야 한다. 버려야 할 것과 이어 받아야 할 것을 언제나 비판적 태도와 함께.
2오늘의 눈으로 우리 무예를 보아야 한다. 단순히 얼마나 위대한 무예가 있었나 회상 하기 위한 것이 아닌 우리 전통 무예 속에서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해.
3우리 무예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외세의 침입에 대항하여 나라를 지키고자 투쟁해 왔던 선조들의 정신에.
4정치, 경제, 사회와 연관하여 이해해야 한다. 무예도보통지에 수록 되어 우리 병사들에게 훈련하는 장면을 보면, 조선 중기 임진왜란 당시 유비무환의 일환으로 한국, 중국, 일본의 삼국 무예가 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을 보더라도 어떤 무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무예가 나온 시대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므로, 무예는 나온 시대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 무예는 역사의 암흑기 속에서 잠시 주춤하였다가 해방이후, 무예 사상의 고취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전통무예가 새롭게 등장하였다. 또한, 일본이다 중국 무술 속에 있는 우리 것을 찾아오는데 아직까지는 불완전하지만, 그 나름대로 한국적인 것으로 만드는데 상당히 성공하였고 이러한 배경과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 합기도의 뿌리를 찾고 전통을 지키고자 무술계의 원로들의 뜻에 따라 사단법인 대한기도회가 1963년 정부의 승인을 받아 합기도 백년대계를 위하여 창립되었다.
사단법인 대한기도회는 1963년 9월 2일 대한민국 합기도 도주 (고) 최용술 선생을 초대 총재로 모시고 많은 원로들의 뜻을 따라 합기도 무술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당시 문교부(현 문관부)로부터 합기도를 통하여 국민의 심신을 단련하고 불요불굴의 기와 담을 기르는 동시 고요 유산인 전통무술 합기도 연구 개발 보급으로 긍지 있는 국민 생활과 국위선양에 기여하는 비영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무술 단체로서, 현제 국민 생활 체육 종목으로, 국내 900여 개 개인 수련 도장과 해외 20여 개국에 보급되어 수백만 합기도 동호인들이 수련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 무도 종목 (합기도, 태권도, 유도, 검도) 중의 하나로서 군인, 경찰, 경호실, 대학, 등 국가에서 실시하는 무도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합기도 공인 자격증(단증)을 발행할 수 있게 국내 최초 정부로부터 승인 받아 활동하고 있다.
합기도라는 것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살펴보면 ‘합(合)’은 일치나 합일로 해석하고 몇 개를 한번에 합쳐서 하나로 하는 것이며 합치어 하나로라는 것을 말한다. ‘기(氣)’는 대 우주에 있는 대기, 대자연을 나타내고 소 우주 인간에 있어서는 정신과 육체를 나타낸다. ‘도(道)’는 합기의 끝없는 길을 말함이다. 즉, 합기도는 인간의 심신을 대 자연과 합하여 그 운동성를 일체화 하는 것에 의해서, 보다 크게 발휘하려고 하는 것에 있다.
모든 기법의 원리는 유원화의 성격에 따라 유에서 강으로 발산하는 강유합일의 원리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합기도는 천지자연과 융합하여 그 원칙에 따라 행하는 화의 무술로서 자연의 움직임에 역행하는 무리한 움직임이나 쓸데없는 활동이 없는데, 만약 상대가 당기거나 밀면, 그 힘에 동화하면서 상대의 힘을 흡수하여 자신의 힘을 합쳐 기선을 제압하는 유능제강의 무술이다.
신체의 단련에 있어서는 밖으로는 근육과 뼈를 단련하고 안으로는 기를 쌓아 부드러운 방어술과 날카로운 공격으로 점에서 원으로 공방 되는 신비의 무술이며 수려에 의하여, 작게는 싸웠을 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있으며 그 힘의 성격은 화합과 순응으로서 크게는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며 신의를 지키고 예도를 바로 세워서 자연에 적응하는 인간을 만드는 것을 제일로 삼는다고 하겠다.
또한 합기도는 외형적으로 인체의 경락과 관절, 혈, 맥을 이용 꺾고, 집어 던지고, 누르고, 쓰러뜨리는 기술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은 고전의 형태가 여러 가지로 변하여 제각기 자신들의 고유 창작이라 하지만,
원래 그러한 기술들은 중앙 아시아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민족의 이동과 함께 아시아 전역 즉,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지방과 서아시아 각 나라의 투쟁 유물로 전해지면서 씨름, 수박, 유도, 솔교, 금나, 각력, 솔각, 삼보, 쓰모, 셀렘, 유술, 합기도 등 여러 분파의 용어로 변형 되었으니, 그 근원에 대한 양심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대한기도회 합기도 술기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유술 (꺾고, 집어 던지고, 쓰러뜨리고)만의 틀을 벗고 한국 고대 병장기 등 다양한 호신 방어술이 현대 과학의 만남을 통해 새롭게 재현, 연구, 개발 되면서 통합적인 무술의 형태를 갖추고, 예절을 비롯한 모든 술기들이 우리 민족의 정서와 몸짓에 맞게 체계화 되었으며, 계층별로는 청소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건강과 비만 관리는 물론 호신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 삶의 탄력 조건이 매우 높은 무술로 각광을 받아 국민 생활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더 명심해야 될 것이 있다. 무술 단체나 개인에 있어서 무술의 명성을 얻고자 한다면, 기법의 독창성이나 개인의 뛰어남에 있는 것 만은 아니다. 여러 유파의 가르침이나 기술을 받아 지키고 깨뜨려서, 이것에 구애 받지 않고 다시 한걸음 나아가, 끊임없는 수련으로 자연스럽게 쌓아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것이, 전통을 계승 받은 자의 임무라 생각된다.
대한기도회 합기도는 국민 체력 증진과 초 중 고 대학생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하여 많은 지도자들의 연구와 자문을 통하여 타 무술에서 볼 수 없는 경기 방식을 채택하여 1978년 11월 8일 제1회 전국 합기도 선수권 대회를 장충체육관에서 개최하였다. 이후 전국 대회 2회, 국제대회 2년 1회 이상을 많은 관중들의 격려와 환호 속에 성공적으로 치루어 왔다. 1시간 30분 동안 화려한 합기도 무술 시범에 이어, 경기는 대련부, 형부, 호신술부, 무기부등 네 종목으로 나누어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 까지 누구나 출전하여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하겠다. 대한기도회 합기도는 고전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현대 무술로 탈바꿈하고 있으나 시대의 흐름 속에 새로운 무기 발달과 전투 방식의 변천에 따라, 실전적 가치가 극대화되었다 감소되면서, 주로 체력 연마로 이용되고 있고, 무엇보다도 고대 무술이 현대 무술로 정착되면서 경기방식을 통해 스포츠화 되어가는 큰 변형을 맛보고 있다.
합기도는 해방이후, 대한기도회가 선두적 역할을 해 오면서 유사한 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합기도 보급 과정에서 치열한 세 불리기로 오랜 갈등을 겪어 왔으나, 국가 무도 종목으로 인정되면서 사단법인 대한기도회가 명실공히 합기도 공인 협회로 면모를 갖추게 되자, 1990년 대한합기도 협회가 법인 설립에 뛰어 들었고, 기타 군소임의 단체는 위축돼 있는 상태이다. 한때는 합기도 대통합을 위하여 많은 합기도인들이 뜻을 모으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통합도 다시 갈라지면서 40여년간 독자생존의 길을 걸어온 각 협회는 합기도란 이름만 같을 뿐 내용은 전혀 다른 형태로 변모해 왔다.
또한 과거 합기도 계통의 무술인들이 별도의 독자적인 새로운 무술을 만들어 마냥 난립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해방 이후 위계질서를 세우지 못한 탓에 아직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태권도에 이어서 전통무예로 급부상하고 있는 합기도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 무술이다. 우리 합기도 가족 모두가 화합과 단결을 앞세워 헌신적 희생과 노력을 다해 합기도 발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합기도 대통합과 활성화를 위해 대한기도회가 그 선봉에 서서 중심이 되어 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도장을 운영하는 관장, 사범들이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지도자는 상업적이 아닌 도장 경영은 물론, 무술 제일의 실천 종목의 하나인 자기를 죽이는 인내로써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또한, 더욱 절실한 과제는 스승과 제자의 위계질서 이다. 사범은 있어도 스승은 없고, 수련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다고 한다. 돈 주고 배우니 스승 알기를 기술 전달하는 기술자쯤으로 알고, 없는 권위를 세우자니 권위주의만 남는 것이 우리 도장의 현실이다. 그래도 명령과 복종이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폭력과 벌, 비난, 원망이 있을 수 없다.
스승은 제자가 이해심이 부족하여 어떤 것을 싫어 하거나 애착하고 있다면 그가 스스로 다차원적 이해심을 열 수 있도록 이해의 비밀을 제자에게 열어주어 깨우침의 기쁨을 맛보게 함으로써, 제자 스스로의 구도적 고행을 즐기게 해야 할 것이다. 한 방울의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뚫을 수 있고,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이는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듯이 우리 합기도 인은 인품과 교양을 갖추고 극기의 힘으로 화의 무술 합기도 정신을 계승발전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